비만입니다.

 
체중계 위에 올라간 토끼 한 마리가 기계로부터 예상치 못한 '팩트 폭격'을 당하는 장면이 포착되어 온라인상에서 큰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각종 반려동물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확산 중인 이 사진에는 회색빛 털이 복슬복슬하게 오른 토끼가 디지털 체중계 위에 조심스럽게 발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그런데 체중계의 상태 표시창에는 숫자가 아닌 영문으로 'FAT(비만)'이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떠올라 있어 보는 이들의 눈을 의심케 한다.
 
사진 속 토끼는 자신의 몸 상태를 예견이라도 한 듯, 체중계 화면을 빤히 응시하며 당혹스러운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사실 일반적인 가정용 체중계에서 'FAT'이라는 문구는 보통 체지방률 측정 모드에서 나타나거나 특정 오류 상황을 의미하지만, 하필이면 통통하게 살이 오른 토끼가 올라갔을 때 이 단어가 출력되었다는 점이 절묘한 타이밍과 어우러져 폭소를 유발한다. 네티즌들은 "체중계가 너무 솔직해서 상처받았겠다", "토끼계의 굴욕 사건", "이 정도면 기계가 인공지능으로 인격 모독을 한 수준"이라며 재치 있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려 토끼의 경우, 귀여운 외모 때문에 간식을 과도하게 급여하다 보면 금세 비만이 되기 쉽다. 토끼의 비만은 관절 건강뿐만 아니라 소화 기관에도 무리를 줄 수 있어 집사들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사진 속 토끼 역시 집사의 사랑을 듬뿍 받은 듯 남다른 풍채를 자랑하고 있는데, 기계의 냉정한 진단(?)을 받은 이상 이제는 당근과 간식을 줄이고 건초 위주의 식단 조절이 시급해 보인다.
 
이 사진이 주는 즐거움은 단순히 토끼의 체형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 인간들이 체중계 앞에서 느끼는 공포와 당혹감을 작은 동물이 대신 표현해 준 것 같은 '동병상련'의 감정에서 기인한다.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체중계에 올라갔을 때, 숫자가 아닌 '비만'이라는 글자를 마주하게 된다면 그 누가 당황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기계의 냉혹한 진실 앞에 얼어붙은 토끼의 뒷모습은 현대인들의 웃픈 자화상을 투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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