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홉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가야산은 경북 성주군과 경남 합천군에 걸쳐 있으며, 주봉 상왕봉(해발 1430m)을 중심으로 1000m 이상의 봉우리와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펼쳐져 웅장한 산세를 자랑한다. 합천 지역에서는 해인사와 홍류동 계곡이, 성주 쪽에서는 1만 가지 바위 형상과 절경을 품은 만물상 코스가 인기다. 지난해 52년 만에 개방된 ‘칠불능선 탐방로’를 통해 성주 가야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법전리에서 시작되는 ‘가야산 에움길’을 지나면 마수폭포가 나온다. 신라시대 용맹한 청년 마수가 전쟁 후 은거하며 마을을 지켰다는 전설이 깃든 폭포다. 오르막길을 30여 분 오르면 칠불능선 탐방로 입구가 나타나며, 옛길이었던 이곳은 52년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돼 빽빽한 원시림으로 변모했다. 바윗돌과 철계단이 이어지는 험한 산행길을 오르면 칠불봉과 상왕봉, 그리고 만물상 코스를 지나며 기암괴석과 울긋불긋 단풍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법전리 인근 신계리에는 조선 후기 응와 이원조가 말년에 독서와 자연을 벗 삼아 여생을 보낸 ‘만귀정’이 있으며, 계곡 옆 벼랑에는 만산일폭루가 있어 자연 속 철학적 사색이 가능하다. 또한 금봉리 독용산에는 가야시대 포곡식 산성인 독용산성이 자리해 천연 요새와 단풍이 어우러진 풍경을 제공한다. 홍류동 계곡은 가을철 단풍이 물든 계곡물이 붉게 보여 그 이름이 붙었으며, 농산정, 낙화담, 분옥폭포 등 19개 명소가 등산객과 관광객을 기다린다. 계절마다 변하는 단풍과 역사, 문화, 자연이 어우러진 가야산은 산행과 산책, 사색과 힐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명소다.